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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빛과 패턴의 마법사: 쿠사마 야요이

by 파랑성 2023. 8. 23.

이미지 출처: The Times

쿠사마 야요이는 누구인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는 일본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로서, 그녀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작품으로 유명한 예술가입니다. 그녀는 무한한 패턴과 환상적인 공간을 통해 빛과 색상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작업으로 전 세계적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2016년 타임지가 내놓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고, 일본에서 문화훈장을 받기도 하는 등 그녀의 인지도와 영향력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1929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다양한 형식과 매체로 표현되는데, 특히 '무한한 공간'이라는 개념을 탐구하는 작업이 그녀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에서도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녀의 유년기와 정신적 고통

쿠사마 야요이는 어릴 적부터 가족 내에서의 갈등과 어머니로부터의 학대를 경험했습니다. 또한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의 예술세계를 확장시켜주기 보다는 '적당히 하다가 좋은 집에 시집가라'는 보수적인 분들이셨습니다. 그런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그녀는 청소년 시절 우울증과 환각증을 겪으며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이러한 경험들이 나중에 그녀의 작품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겪은 정신적인 고통과 이에 대한 치료 과정은 그녀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패턴과 무한한 공간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환각증세는 사물이 물방울 같은 무늬로 뒤덮이는 등의 시야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이 고통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무한한 패턴을 찾아내었으며, 이를 작품에 투영하여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해 냅니다. 이러한 작업들은 그녀의 내면의 감정과 고통을 외부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작용하여, 그녀의 정신적인 회복과 해방을 도움으로써 그녀에게는 중요한 치료방법으로 통했습니다. 쿠사마에게 미술은 단순히 그녀의 취미가 아닌, 그녀의 안식처이자 도피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나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유년시절에 시작되었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예술을 추구할 뿐이다."

- 쿠사마 야요이

 

쿠사마 야요이의 뉴욕 활동, 그리고 대표적인 작업들

쿠사마 야요이는 1957년에 일본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여 그녀의 예술활동을 시작했습니다. 

- 도트 아트 스타일 개발

쿠사마 야요이는 뉴욕에서 '도트 아트 (Dot Art)'라 불리는 스타일을 개발했습니다. 이 스타일은 작은 점들을 반복되게 사용하여 패턴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무한한 공간과 비현실적인 효과를 연출하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를 통해 그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관람객에게 다차원적이고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 인피니티 미러룸과 세계적인 인지도 

인피니티 미러룸 시리즈란, 작은 공간 안에서 반복된 빛과 형상을 통해 무한하듯 느껴지는 공간을 창출하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은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인피니티 미러룸은 그녀의 작품을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제공하며, 그녀의 예술적 경험을 대중과 나눌 수 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 물방울 무늬의 <호박>

쿠사마 야요이 <호박(Pumpkin)>, 2010, FRP, urethane paint, metal,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호박"은 쿠사마 야요이의 풍부한 관심과 호기심을 표현한 작업으로, 그녀가 어릴 적부터 즐겨 그려온 주제 중 하나입니다. 세계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이며, 현재 제주도에 위치한 본태박물관 영구 설치되어 상설 전시 중입니다.

쿠사마의 호박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기로 유명한데, 그 증거로 그녀가 쓴 글이 있습니다.

 

호박에 대하여

호박은 애교가 있고
굉장히 야성적이며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끝없이 사로잡는다.
나, 호박 너무 좋아
호박은 나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마음의 고향으로서
무한대의 정신성을 지니고
세계 속 인류들의
평화와 인간찬미에 기여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호박은 나에게는 마음속의
시적인 평화를 가져다준다.
호박은 말을 걸어준다.
호박, 호박, 호박
내 마음의 신성한 모습으로
세계의 전 인류가 살고 있는 생에
대한 환희의 근원인 것이다.
호박 때문에 나는 살아내는 것이다.

 

- 쿠사마 야요이

 

 

이를 읽어보면 쿠사마는 환각과 정신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의 예술성을 찾아내며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깨달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녀가 비현실적인 것으로부터 삶의 이유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이를 작품에 표현해 낸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녀의 병을 극복하기 위해, 그녀 자신을 위해 예술을 추구한다는 그 목적성이 바로 사람들이 위로를 받는 포인트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환각 증세 때문에 사물들이 온통 점들로 보이지만 이를 예술로 승화시켜 버리는 아티스트입니다. 비록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해도, 강렬한 비주얼과 패션, 예술 세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녀는 늘 반짝이는 눈으로, 똑바로 말을 하며 사람들에게 매력 넘치는 천재 아티스트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