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로스는 누구인가
본명은 로버트 노먼 로스(Robert Norman Ross), 1942년 10월 29일 플로리다 주에서 태어났습니다. 'The Joy of Painting'이라는 13주짜리 그림 그리기 강의 TV 프로그램을 찍어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고, 국내에서는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를 EBS에서 방영하며 "어떠세요, 참 쉽죠?"라는 말로 유명해졌습니다. 절대 따라할 수 없을 것 같이 그림을 그려놓고, "참 쉽죠?" 같은 말을 하니 시청자들은 어이없어하면서도 그의 단순함과 긍정성에 빠져들어 그가 사망한 지 약 3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애틋하게 추억하고 있습니다.
밥 로스가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
그는 18세의 나이에 미 공군에 입대하여 알래스카 의무기록 부사관으로 20년간 근무했습니다. 그의 그림 속 알래스카 같은 호수나 설산의 풍경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미국위문협회에서 그림을 배웠고, 로스는 파트타임 바텐더로 일하며 사금채취용 패닝접심에 그림을 그려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점차 이를 통해 버는 돈이 군월급을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군인보다 화가가 적성에 더 맞는다고 생각했던 로스는 그렇게 전역하게 됩니다.
전역 후, 밥 로스는 윌리엄 알렉산더의 TV에서 하던 그림 수업을 듣고 물감을 그대로 덧칠해 빠르게 그림을 완성하는 '웻 온 웻(Wet-on-wet)' 기법을 배우기 위해 윌리엄을 찾았습니다. 윌리엄 알렉산더는 "The Magic of Oil Painting"이라는 TV그림쇼의 진행자로 유명한 화가였고, 밥 로스는 윌리엄에게 그림을 배우고 그의 회사에 입사하여 외판원 및 방문교사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밥 로스는 그러면서 아넷 코왈스키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코왈스키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윌리엄 알렉산더의 그림 수업을 찾았으나 밥 로스가 대신 강의하고 있었던 때에 그를 만났습니다. 코왈스키는 밥 로스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그에게 파트너십 제안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밥 로스와 그의 사업 매니저가 된 코왈스키 부부와의 협력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밥 로스는 군인 출신으로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지닌 화가였습니다. 그는 그림 제작 과정에서부터 카메라 각도와 연출, 스튜디오 조명, 그리고 팔레트의 투명성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그림을 3번 그렸는데, 첫 번째 그림은 촬영 전 연습용으로 그려져 촬영장에 세워두고, 두 번째 그림은 실제 촬영 시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며 연습용 그림을 참고하면서 그렸고, 세 번째 그림은 나중의 전시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 고품질로 완성했습니다.
그러나 밥 로스의 프로그램을 독특하게 만든 것은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게한다는 그의 철학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동일한 물감과 평범한 페인팅 붓, 나이프를 사용하여 초심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그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으며, 8가지 기본 색상에 초점을 맞추어 페인트 과정을 단순하게 유지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누구나 예술에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했습니다.
"어둠을 그리려면 빛을 그려야 합니다. 빛을 그리려면 어둠을 그려야 하고요.
어둠과 빛, 빛과 어둠이 그림 속에서 반복됩니다.
빛 안에서 빛을 그리면 아무것도 없지요.
어둠 속에서 어둠을 그려도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꼭 인생 같지요. 슬플 때가 있어야 즐거울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좋은 때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 밥 로스
밥 로스 그림의 특징
밥 로스는 "웻 온 웻(Wet-on-wet)"이라는 유화 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화가였습니다. 웻 온 웻은 기존의 유화기법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마르지 않은 상태의 캔버스에 물감을 그대로 덧칠하여 빠르게 그림을 완성하는 기술로, 물감을 더하는 순서와 특징적인 사용법으로 인해 고유한 텍스처를 단숨에 형성합니다. 이 방식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에도 흔히 사용되었으며, 밥 로스는 군 복무 중에 이 기법을 터득했습니다.
그는 13색 물감과 10가지의 붓으로 페인트 과정을 단순하게 유지하였으며, 평범한 페인팅 붓과 나이프를 사용하여 초보자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그림을 처음 그려보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유화를 시작할 수 있어 미술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습니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듯 알래스카의 풍경을 담는 것도 밥 로스 그림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풍경은 대체로 뒤에 산이 솟아 있고, 앞에는 푸른 풀밭과 나무가 펼쳐지며, 그 사이로는 물이 흐르거나 호수가 있는 식의 풍경을 묘사합니다. 이러한 풍경은 거의 밥 로스의 클리셰로 여겨질 정도로 그의 작품에서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그 외에도 그는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는 파란 하늘을 잘 그리거나, 오로라와 같은 자연의 현상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데 능숙합니다.
밥 로스는 그의 특별한 미술 기술과 철학을 통해 미술을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대중화된 예술가로, 그의 작품과 영감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는 예술의 세계를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그의 프로그램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미술의 매력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단순함과 긍정성으로 위로와 웃음을 전하기도 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억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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